집에 돌아가면 갑자기 어깨 힘이 빠지는 집도 있고, 뭔가 계속 불안정한 채 소파에 앉는 집도 있다.
그 차이는 가구 값이나 넓이 때문이 아닐 때가 많다.
자신의 손이 닿은 자취가 어디 남아있냐 없냐.
거기 걸려야 집에 있는 시간 자체가 조금씩 길어진다.
어떤 사람은 어느 주말에 과감하게 거실 벽 한쪽을 손수 칠했다.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자신이 마스킹을 하고, 자신이 붓을 들었다.
완성은 절대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날부터 집 오는 방식이 바뀌었다.
"주어진 집"인 채 사는 사람은 많다
인테리어 상태 그대로, 사던 가구 그대로, 누군가 고른 조명.
그 상태로 몇 년을 계속 살면 집 전체가 "주어진 상태"로 고착된다.
그게 싫냐고 하면, 싫지는 않다.
싫지는 않은데 어딘가, 자신의 집이라는 느낌이 약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