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한 권을 들여다보며 한숨을 쉰 경험이 있을 거다. 수입과 지출의 드나듦이 한 줄기에 모여 있으면, 숫자의 오르내림에 마음이 쉽게 흔들린다. 어느 날, 가계를 세 갈래의 기둥으로 나눠 각각 다른 역할을 맡기기로 한 사람이 있었다. 돈의 총액은 변하지 않았는데, 살림에 대한 안심감의 질이 명확히 바뀌었다고 한다.
돈의 불안은 액수가 아니라 불투명에서 온다
가계가 불안해지는 원인은 크기가 아니다. 오히려 "어디서 어디로, 뭐를 위해 흘러가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불안을 크게 만든다. 급여가 들어오면 전세금과 광열비가 빠지고, 장을 보며 줄어들고, 어쩌다 월말이 온다. 이것만으로는 돈이 흐르는 게 아니라 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는 느낌이 계속되면, 아무리 벌어도 안심이 안 온다.
여기서 가계를 흐름이 아니라 여러 개의 저수지로 다시 보는 발상이 나온다. 한 줄기 강은 늘어도 줄어도 전체 수위만 움직이지만, 여러 저수지를 가지면 각각의 목적에 맞는 수위를 유지할 수 있다. 수위의 역할이 명확해질수록, 마음의 안정은 분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