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을 늘려도, 상자를 사다 더해도 정리가 안 된다.
바닥에 놓인 단지, 의자에 포개진 옷, 탁자 끝의 우편물.
집 어딘가에 '나중에 할 거'가 자꾸 쌓인다는 감각은 가족 모두가 안다.
다만 자신들만 보고 있어도 그 나중의 자리가 안 움직일 때가 있다.
외부의 눈을 한 번 집어넣는 것만으로도 집 안의 풍경이 바뀐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집을 계속 보면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인다
매일 보는 집도 눈에는 들어와도 인식되지 않는 게 많다.
'이런 거구나'라고 뇌가 처리해 개선의 힌트를 지나간다.
보관의 고민은 대부분 가구 배치가 아니라 동선과 양의 균형에 있다.
다만 자신의 생활 속에 있으면 그 전체상이 잡히지 않는다.
가족은 서로의 '쓰는 방식'을 실은 별로 모른다.
남편이 매아침 어느 서랍을 여는지, 자녀가 어디서 숙제를 펴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