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계속 있던 쿠션이 마음에 안 든다. 색깔이 나쁜 건 아니고 때가 묻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조금 내려간다. 어느 주말 그 사람은 천 가게에서 얇은 면 원단 한 장을 샀다. 미싱도 없으면서 바늘과 실로 커버를 다시 만들었다. 마무리가 결코 예쁘지는 않다. 그런데 그날부터 거실이 비로소 자신의 방이 됐다.
"마음에 안 드는데 뭐, 괜찮겠지"가 쌓이면 집이 남 집이 된다
집 안의 물건은 산 그 순간이 마음이 가장 움직이는 시점이다. 반 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1년이 지나면 공기처럼 된다. 5년이 지나면 진짜 마음에 안 든다는 걸 잊어버린다. "마음에 안 드는데 뭐, 괜찮겠지" 하고 산 것은 5년 뒤에도 "뭐, 괜찮겠지" 그대로 집 한가운데 자리를 잡는다.
집 안의 것들은 사는 사람의 판단의 누적이다. 의자의 선택 방식, 러그의 색깔, 조명의 높이, 커튼의 두께. 그 하나하나에 살 당시 자신의 마음이 남아 있다. "타협"이 많은 방은 아무리 깨끗해도 타인의 집 같은 불안정함이 흐른다. 반대로 "자신이 다시 선택했다"가 많은 방은 정리가 지저분해도 어딘가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