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싱크대에 겹겹이 쌓인 접시들을 봤을 때의 그 조금의 절망감. 내일 아침에 해야지 하면서도 다음 아침도 자꾸 바쁘고 결국 싱크대는 꽉 차 있게 된다. 어떤 사람이 만성적인 부엌의 무거움을 한 가지 규칙으로 해결했다. 식기를 쓴 뒤 그 자리에서 씻는다. 그것뿐이다. 체계가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였다.
정리가 무거운 건 양이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
싱크대에 접시 한 장 있을 때 씻는 것과 열 장 모았다가 씻는 것은 심리적 무게가 10배 다르다. 실제로는 작업 시간은 3배 정도 차이만 나는데 느껴지는 무게는 다르다. 이건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는 상태로 남아 있는 시간의 길이"가 스트레스의 정체이기 때문이다.
밤에 모았다가 씻으려고 하면 접시는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눈에 들어온다. 밥 먹을 때도, 티비를 볼 때도 머리 구석에 "나중에 씻어야지"가 앉아 있다.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에너지가 조금씩 깎인다. 이게 매일 반복되면 밤이 되쯤엔 씻을 에너지조차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