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내린 직후 역의 플랫폼에서 5분만 멈춘다. 휴대폰도 열지 않고 주변만 본다. 사람들의 북새통, 마주보는 플랫폼의 인파, 개찰구의 불빛. 그런 시간을 매일 여러 번 끼워넣는 사람이 직장에서 "항상 머리 회전이 빠르네"라고 불리게 됐다. 하는 건 특별한 게 없다. 이동과 이동 사이에 본래 할 일과 다른 걸 5분만 끼워넣을 뿐이다.
계속 움직이는 생활이 머리를 오히려 피곤하게 한다
일정이 빽빽한 사람일수록 머리가 또렷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빽빽한 일정이 머리를 소진한다. 한 일정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음 일정이 시작되면 뇌의 처리는 다음으로 달릴 수밖에 없다. 그날의 일정 모두에 지난 일정의 자취가 섞인다. 밤이 되면 왜 피곤한지도 모르는 채 깊이 피곤하다.
자극 많은 생활이 에너지를 만드는 면도 있지만 소진을 가속하는 면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는가는 자극과 자극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얼마나 끼울 수 있는가로 정해진다. 계속 움직이는 사람일수록 이 스키마의 설계가 생존의 열쇠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