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경로는 생각보다 시야가 좁다.
매일 같은 역에서 내려 같은 보도를 걸어 같은 모퉁이를 꺾는다.
몇 년을 쓰는 거리인데 반경 200미터의 내용만 안다, 하는 게 다반사다.
거기 조금만 구멍을 뚫고 싶어 한 사람이 있었다.
해본 게 특별한 건 아니었다.
"한 정거장 전에서 내려 직장까지 걷기"를 매주 다른 역에서 계속한 것뿐이다.
1개월, 2개월 계속하면서 그 사람의 거리 보는 방식이 조용하게 바뀌었다.
같은 풍경은 같은 기분을 만든다
일상 출근에 싫증 난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만 대개 "일에 싫증 난다"고 착각한다.
사실은 매일 보는 시각 정보 자체가 고정되어서 새로운 자극이 뇌에 안 도달하는 것뿐이다.
뇌는 변화 없는 루트를 최단으로 처리하려 한다.
그래서 매일 같은 역에서 직장 가면 그 사이의 풍경은 거의 "공백"으로 처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