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인 4명의 식사 자리에서 마친 뒤 자신이 조금 피곤한 걸 느낀다. 즐거웠는데 마음 중심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 위화감을 계속 느껴 온 사람이 어느 시점부터 만나는 방식을 바꿨다. 누군가를 만날 땐 둘이서만 만난다. 인원을 줄이면서 사람 관계 자체가 깊어졌다.
대인수 모임에선 가장 중요한 얘기가 잘 안 나온다
4명이나 5명이 모이면 말하는 권리가 계속 움직인다. 누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누군가 맞장구를 치고, 누군가 웃고, 누군가 주제를 바꾼다. 모두가 동시에 즐거워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겉치레 주제들이 고르인다. 일 얘기, 최근 유행, 어디 갔다 뭐 먹었다. 분위기는 들뜨지만 진짜 하고 싶던 얘기는 목구멍에서 멈춰 돌아온다.
이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사람이 많을수록 한 사람이 말할 시간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다. 청자와 화자의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 필요가 늘고, 깊은 얘기를 꺼내려면 분위기를 재는 비용이 높아진다. 즐거운 시간이지만 채워지는 시간과는 다를 수 있다.

